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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서평책/정신분석 2022. 7. 4. 15:46
정도언 정신분석가의 책 <프로이트의 의자>를 정말 인상 깊게 읽었다. 나의 인생 책 리스트에 넣고 싶을 만큼 빠져들었다. 그래서 바로 다음 책인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상실감, 환상 자기애, 정체성, 초자아, 열등감, 공격성, 고독감 8가지를 다루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8가지를 안에서 저자가 여러 주제로 한번 더 나누어 해당하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로선 조금 실망했다. 책을 읽고 얻어가는 게 거의 없었다. 읽는 데 사용된 시간이 조금 아까웠다.
먼저 내용적 측면에서 조금 불만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먼저 확실히 할 것은 프로이트의 의자에서 언급한 내용이 많이 겹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용의 너무 깊이가 얕다고 느껴진다. 전작은 우리가 어떤 감정이 느끼는 이유 그리고 거기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전달할 때 논리적인 빌드업이 기가 막혔다. 즉 앞서 미리 설명을 차근차근 쌓아 올라가며 마지막에 터트리며 대부분의 독자에게 이해와 깨달음을 주었다. 앞선 설명이 이걸 위해서였구나! 이런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번 책은 그런 점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설명을 쌓아 올리는 부분과 예시도 너무 산발적이다. 통일성이 보이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전체적으로 조금 다듬어지지 않은 글을 읽는 느낌이었다. 근본적으로 저자의 기막힌 비유나 통찰이 전작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 아쉬운 점은 너무 내용이 짧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적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책이 담을수 있는 양은 한정적인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어지럽다. 난잡하다. 지금 다시 책을 펴서 8가지 주제 중 아무 것이나 골라 그 주제 안에 갈라놓은 한 챕터를 보면 3-5장이 평균이다. 참 짧다. 그런데 그런 챕터 사이의 연관성이 내가 읽을 때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내용도 큰 주제랑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와닿지 않는다. 솔직히 읽으면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 거지? 싶은 순간이 참 많았다.
결론은 주제당 여러가지 챕터로 내용을 구성했는데 챕터 사이의 통일성이 떨어지며 챕터들이 주제인 ~~다루기를 어떻게 설명하는지도 참 애매하고 논리적 기반도 부실하다. 결국 앞에서 말한 8가지 어떻게 다루는지 잘 알 수 없었다.
내가 너무 저자를 이상화한 것 같다. 기대를 너무 해서 실망이 너무 큰 지 모르겠다. 이상화가 깨지고 저자의 단점이 보이니 분노하여 깎아내리는 심리인 듯 하다. 써놓고 보니 조금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글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게 정말 내가 읽으며 느낀 것을 옮긴 글이다. 나도 쓰면서 누군가를 비난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 못하다.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글을 읽을 때 내 마음이 복잡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지만 내용이 그냥 복잡하고 정리가 안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프로이트의 의자>를 읽을 때가 난 스스로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조금 실망스럽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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